저희 아버지는 프레스 기계에서 자동차 부속품을 만드는(찍어내는) 엔지니어셨는데, 제 어린시절 가끔 일하시는 공장에 놀러가면 기름 흠뻑 묻은 장갑을 낀 채 열심히 일하시는 아버지 모습을 보곤 했더랬지요.
한 사람당 설비 한 대를 맡아 생산을 주로 하셨구요 (Operation)
그러다 제품이 끼거나 해서 고장이 나면 직접 뚝딱뚝딱 고치기도 하셨구요, (Maintenance)
그 때 환경은.. 손으로 프레스 기계 속에 직접 제품을 넣었다 뺐다 했으니 위험천만했고 (안전사고 위험 매우 높음, 작업자 숙련도에 따른 수율, Capa 편차)
기계 돌아가는 소리가 어마어마하게 시끄러워서 소리를 질러도 대화가 잘 되지 않았어요 (공정간 커뮤니케션 어려움 / 통신 없음)
저녁이 되어 일일 할당량이 거의 마무리되면 공장 생산량과 원청의 수주량을 비교하며 원자재 추가 발주를 하셨을거예요 (생산관리)
느낌이 오셨나요?
해당되는 내용은 모두 스마트 팩토리와 밀접한 항목들입니다. 조금만 더 추억의 썰을 풀어볼께요
시간이 지나 저도 제조회사에 입사해 공정 엔지니어가 되었습니다.
처음 제조라인에 들어와 설비를 보았을 때의 감흥은..
25년이란 세월에 팩토리 스마트화가 더욱 진행되어져.. 저는 마치 100년 정도 지난 새로운 시대에 타임머신을 타고 온 느낌이었달까요
오퍼레이터 한 사람이 담당하는 설비는 수 십대가 넘었고,
설비의 모든 생산, 상태 정보는 서버로 공유되어 모든 엔지니어들이 실시간으로 조회/모니터링 할 수 있었습니다.
한 설비에서 생산 작업을 마치자 천장을 돌아다니던 이송장치 중 하나가 와서 다음 공정의 설비에 넣어주는 모습이 보였어요.
설비가 문제가 생겨 일시적으로 멈추게 되면 맵에 표시가 되어 원격으로 조치를 받거나, 직접 조치 받도록 요청을 하였으며, 실적분석을 위해 사유를 code로 붙인 뒤 설비 Down 시간을 카운팅하면서, 물량은 다른 정상 설비를 통해서만 흘려보내게 됩니다. 빈번하게 교체되는 소모품도 설비가 스스로 교체하구요, 설비 진단도 하고, 공정의 이상치 기준도 현 공정수준에 따라 바뀌기도 하구요.
가동 중인 설비에 직접 손을 넣어보는 건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설비는 문이 열리지 않도록 가동시 자동으로 잠기고 혹시 필요에 의해 Open이 되어 있더라도 Light curtain이 있어 감지되는 즉시 설비가 멈추게 되어 있으니까요. 환경은 청정하여서.. 먼지나 냄새도 없고, 소음도 관리가 되고, 온도와 습도도 일정하게 관리가 되어 라인에 들어가서 일하면 잘 아프지도 않아요
라인에 입고되는 (저희 사업장 기준) 최초 자재인 웨이퍼에서부터, 씻고, 자르고, 붙이고, 굽고, 글씨 쓰고, 뒤집고, 쌓고, 검사하는 수십개의 공정과 여러개의 라인을 옮겨다녀 방충재를 넣은 뒤 사과박스 테이핑을 하는 순간까지 사람 손 한 번 타지 않고 불과 며칠 지나지 않아 인천공항 비행기를 타게 됩니다.
자동화 공정에 대한 세부 모습이 궁금하시다면 아래 동영상을 클릭해주세요 (너무 길다면 3:30초 부터)
https://youtu.be/OhoagUtQD3c
사실 현재까지도 스마트 팩토리는 '스마트화'에 대한 뚜렷한 지표가 있는 것은 아니어서 세계적으로도 약간은 추상적인 개념이고, 사업장마다 스마트종류(?)나 비중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비교도 쉽지 않고 목표도 상이합니다.
(제가 스마트 팩토리 세미나를 준비한다고 했을때, 스마트 팩토리에서 태어난 새싹 후배들은 이 곳이 스마트 팩토리가 맞는지 잘 모르겠다고 하더군요. 어디 안스마트 한번 보고 와야 대화가 통하지 니네 연탄도 모르고 디스켓도 모르고 서태지도 모르고 다 모르더라? 물론, 바깥 사람들이 보는 첨단도 집안사람 입장에서 봤을때 안스마트 영역이 어디에나 마지막까지 남아있기 마련이고 또 그런걸 잘 찾아 개선하는 것이 엔지니어 존재 이유이기도 하구요)
스마트 팩토리에 대한 설명 세부내용은 아래 PPT 를 참고해주세요.
결론적으로,
스마트 팩토리는 팩토리의 지능화, 불합리 개선을 통해 자동화, 무인화를 지향하며, 스마트화 과도기에 있는 현재에 있어 무조건적인 자동화가 능사는 아니며 (쓰고보니 너무 뻔한 말이 되었네요. 테슬라의 모델3 무인공정 구축 실패사례를 참조해주세요),
자동화 비용이 점점 낮아지고 노동력의 비용이 증가되는 추세에서 자동화/무인화는 점진적으로 구축 될 수 밖에 없으나 우리가 막연하게 두려워하는 수준보다는 낮게 업종, 규모, 정책, 노동자의 수용 수준에 따라 적정선이 형성 된다는 내용입니다. (팩토리는 업종이 제조이다 보니 자동화 대체율이 아무래도 낮은 편에 속하게 됩니다. 반면 H/W, S/W 구분없이 주문을 받고 계산을 하거나 제조, 배달하는 일, 알파고처럼 단일 분야 깊은 연산이 요구되는 일, 그리고 Chat GPT처럼 상호소통 가능한 ai 가 적용 될 수 있는 분야 이를테면 상담이나 교육같은 분야는 대체율(적정선)도 99%에 수렴하고 적용 진입시기도 더욱 앞당겨질 것으로 보여.. 요즘 노동시장은 공포에 떨고 있지요)
인상깊에 보았던 스마트팩토리 비전영상을 공유합니다. 이미 작년('22)에 완공이 되었겠네요.
스마트팩토리의 미래에 관한 링크(현대자동차 그룹) : https://youtu.be/QLF4UjoiPQw
조금 생뚱맞은 내용이긴 하지만.. 이것도 저는 나쁘지 않았어요
메타버스 공장, 회의하는 장면의 짧은 링크 : https://youtu.be/xAXEWV2Jj2o
최대 무인화 양산 적용사례 (테슬라). 일론 머스크는 시대를 앞서고 추진력 대단한 인물임에는 틀림없죠 (내도지는어쩔꺼야이나쁜놈아)
https://youtu.be/iDw9w-3mJXg
아래는 스마트팩토리 정리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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