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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_ 매콤한 컴퓨터세상

[리뷰] 키보드의 끝판왕 - 리얼포스 R3 R3HD21 - REAL FORCE R3 TKL 45g

by 준환이형님_ 2022. 12. 17.

기존 사용하던 저소음 적축 Convertible 2 크림치즈 (상) / 이번에 리뷰하게 될 Realforce R3 슈퍼화이트 (하)

어른이 된 저는 드디어 키보드의 끝이라 불리는 리얼포스 키보드를 갖게 되었습니다!

오랜만에 마음먹고 구매한 제품이라 애정을 가지고 포스팅을 해두려합니다
(이제는 워낙 Review가 다들 잘 되어 있어서 제가 굳이 뭔가를 적는게 의미가 있나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요) 

 

Realforce R3 (R3HD21) 사양 및 평가요약

 

우선, 키보드를 구동방식별로 구분해보면,


1. 비스프링 방식으로 만들어진 보급형 러버돔 멤브레인 키보드,
2. 비스프링 방식으로 주로 노트북에 사용되며 의외로 키감도 좋고 키압도 약해 제가 좋아하는 펜타그래프 키보드 (얘도 알고보니 베이스는 러버돔)
3. 스프링이 사용되며 기계식 키보드의 대명사가 된 체리사 스위치 방식 키보드, (청축(클릭), 갈축(넌클릭), 적축(리니어) 하는 아이들이 여기예요)
4. 그리고 리얼포스와 해피해킹 키보드에서 사용되며, (결국엔 해피해킹도 리얼포스를 만드는 토프레사의 제품)
스프링 방식이지만 별도의 접점이 없이 축전량 차이로 키 입력을 감지하는 방식인 정전용량 무접점 방식 키보드.

대략 저는 이 정도만 알고 있구요. 

구동방식으로 나눈 키보드 종류


키감은 감성적인 부분이라 조금 논란 있는 부분이긴 하나,

일반적으로 공정방식의 복잡성과 기술력, 비용 등의 이유로 

멤브레인 → 펜타그래프 → 스위치식 기계식 키보드 → 무접점 방식의 키보드 순으로

높은 가격대가 형성되는데, 또 그만큼 동시입력, 입력시간 단축 등 기능이 개선되거나 독특한 키감을 가지게 부분이 있어

코딩/게임하는 분들이나 키보드 좋아하시는 분들(저를 포함해)은 약간 막연하게나마 무접접 방식 키보드인 리얼포스 혹은 해피해킹 키보드를 한번쯤 써보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아요.

+ 해피해킹 키보드는 키배열 편집이 되게 자유로운 걸로 알고 있는데, 저는 코딩할때도 그렇게 키배열, 매크로 사용 등에 집착하진 않았고, 방향치, 펑션키(F1~F12)가 없거나 무각자판을 선호하는 매니아까지는 아니었어요.

  디자인 면에서도 저는 그 윗쪽에 배터리 넣는 툭 튀어나온 부분이 별로였는데.. 이건 개인 취향인 것 같기도 하고

  이름도.. 해피해킹이 뭐니..


어쨌든 저는 리얼포스 한번 써본 적도 없으면서 짝사랑한지는 꽤 오래되었는데..

리얼포스 20주년 키보드가 발매되었을 때(학생때)부터 입맛을 다시다가, 

하이프로 시리즈가 너무 예뻐서 한참을 탐내다가,

'얘넨 무선키보드 왜 안만드는거야 유선사서 무선 전용 변환기를 장착해볼까' 까지도 생각 하다가,

최근에 R3 첫 블루투스 키보드가 나오게 되었으나 또 비싸진 가격 탓에 또 망설이다가,
결국에 중고장터에 딱 나왔길래 나쁘지 않은 가격으로 구매를 하게 되었습니다.

두근두근.. 도대체, '구름타법'이니, 타건소리가 '도각' 거린다느니, 
'초콜렛을 부숴뜨리는' 느낌 이니 하는 건 무엇일까..

과연, 글로 배운 무접점 방식을 실제로 처음 쳐본 저의 느낌은?! 

두구두구두구..

음..
다들 이걸 정말 다 구분 하실수 있는 건가요?  

저한테는 기존 사용하던 저소음 적축 (Filco社 Majestouch Convertible 2)과 거의 느낌이 같았습니다.
저는 이번에 무접점 45g 으로 구매했고, 기존 저소음 적축도 키압 45g으로 Spec상 동일했기도 하고.. 
(무접점 쪽이 러버도 있고 입력 지점이 타점 위쪽 지점에 있어 실제로 쬐금 더 무른 느낌이 나긴 해요. 키압 40g 정도 느낌)

알아보니 스위치(청,갈,흑,적축)은 아랫쪽과 옆면에 직접 스프링이 닿고 바닥을 찍어주는 방식이라 저항이 조금 직접적이고, 정전식은 스프링은 있다만 러버가 일차적으로 충격을 잡아주고 허공에서 아날로그적으로 일정 값 이상일때 입력으로 인정하는 느낌인지라.. 좋게 말하면 부드럽고, 나쁘게 말하면 좀 심심? 
게다가 혹시 기본적으로 멤브레인 러버 누르는 싼 느낌에 대한 트라우마(가난의 기억) 있으신 분들은
스위치와 멤브레인의 중간 느낌의 이 느낌이 조금 마음에 안 드실 수도 있어요.

 


#총평 및 장점

일단 결론을 말하면 원래 저는 저소음 적축 좋아했으니까 나쁘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가성비는 역시 부족하다. 물론 리얼포스가 하차감 느끼는 브랜드지 가성비 따지는 브랜드는 아닌지라.. 
R3의 ① 너무나 예쁜 디자인 ② 블루투스 ③ 좌상단에 예쁘게 뽑아진  Realforce 마크 정도로 가심비라고 하면 뭐.. 어느정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어요.

 

Realforce의.. 하차감?


그리고 무접점 방식에서만 구현 할 수 있는,

 

- 액추에이션 포인트 설정 4단계! 
이건 어느지점에서 입력으로 판정 할건지 정하는 건데 이것도 정말 민감하신분 아니면 굳이 필요없을 것 같은 기능이긴하나 스프링 방식과 차별화를 줄 수 있는 기능이라는 점에서 장점을 잘 어필했다고 생각해요.

- 채터링 방지기능
무접점의 장점으로 들수 있는 채터링 방지기능이 있어요. 
스위치 특유의 누름과 안누름의 지점이 같아서 그 지점에서 떨림이 발생하는 경우 이중 입력이 발생할 수 있는데
무접점은 이 부분에서 자유롭고 제어가 좋기 때문에 스위치 켜질 때와 꺼질 때 위치 값을 벌여두어 오입력을 방지 할 수 있겠네요.
저한테는 이것도 뭐 그닥.. (평소 키보드 입력 습관이 좋은 편인가?) 

 

누름점을 내리고 오름점을 올려서(조절가능) 한 타에 한 번 입력되게 함

  
그 밖에도 키캡 승화인쇄 방식, 뭐 절전모드, 전용 프로그램 제공,  오랜수명, 유/무선 둘다 지원, 화이트 컬러 (여태까지 일반적으로 검은색, 파란색/회색계통 잘 나왔던것 같아요, 아니면 classic한 연회색) 

 

#단점

이건 내 돈내고 샀으니까 할 말 쓰고 싶었다 진짜..
토프레사가 알아야 하는게.. 아무리 스위치 기술력있는 스위치 회사라지만.. 키보드 마감이 이게 뭔가요
껍데기 플라스틱 느낌도 참 아쉽고, 틈이 벌어져 이물질 끼기 좋게 만들어진 것도 그렇고, 
스페이스키 아랫부분 누르면 껍데기 덜렁거리는건 참 신경쓰입니다. 받침대 고무자국도 겁나 찍혀나와 맨날 물티슈 닦음.
필코사 제품이 마감이 무척 좋은편이라던데 제가 여태껏 그걸쓰다 이걸 써서 그런가? 아니야 그래도 이건 정말 기본적인 부분인데..
그리고 키 입력 반응이 느리지는 않은데 느린 '느낌'이라고 어느 블로거분이 적어 놓으신걸 본 것 같은데.. 동의합니다. 블루투스 경우 늦나? 아닌가? 구분이 안되게 이상한 뭔가가 있어요. (초기 입력만 약간 느리고 복원되서 그런듯  이건 절전기능을 풀어도 느껴지는 것 같아요)
이것도 필코나 라이프썸키보드(LFS-HA39 ← 이거 되게 좋음) 같은.. 다른 블루투스 키보드 쓸 때 못 느끼던거라. 아쉬움이 남습니다. 이제 저는 이거 오래오래 써야하는데..

 

껍데기가 좀 들려요..꾸욱 누르면 눌리고..


#여담

제가 멤버십에서 코딩하던 시절, 
키보드가 택배로 오면 자리에 구름떼처럼 몰려서 너도나도 눌러보고 이야기 꽃을 피웠거든요.
가만히만 있어도 슬며시 자기꺼 키보드 한번 써보라고 빌려주던 개발자 친구들.
어느덧 10년이 넘는 시간이 지났고.. 드디어 오늘, 키보드의 끝판이라 불리는 리얼포스가 사무실에 도착했는데
아무도 이해 못하고 저 혼자만 감격에 젖어있는 상황에서.. 참 예전 친구들이 그리운 날이었습니다.

몇 개월만에 함께 고생한 과제 끝내고 같이 가서 회포를 풀던 그 서면 뒷고기집 생각도 났고.. 

생각해보면 참 즐거웠네요.


아무튼 여기까지 적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