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의 배치가 일 년 전의 그 때와 놀랍도록 같았다. 그 엄숙한 정적이 흐르던 면접장.. 허름한 휴게실도.. 이제는 긴장이 흐르는 것 같고,
그러고 보니 복도의 느낌도 몇 시간 전과 사뭇 달라진 것 같다.
제 2 세미나실 고작 몇 명 앉아 있던 텅 빈 공간이 그렇게 꽉 차 보였었고, 병아리 엔지니어였던 내가(아직도 정말로 출발선이지만) 여러명의 심사위원들 앞에서 지금 생각하면 낯 부끄러운,,
하지만 기특한 프리젠테이션을 했었다.. 당시에 프리젠테이션을 어떻게 하는지 몰라 가지고 왔던 에이포 용지도 덜덜 떨면서 읽었는데..
나는 프로그래밍 정말 사랑한다고, 난 정말 이 일이 좋다고 말했었는데(물론 계속 덜덜덜 떨면서ㅎ)
가장 떨렸던 시간, 자취방에서 라면 먹으며 내 손으로 짠 프로그램을 교수님이나 친구가 아닌 전혀 모르는 사람들에게 처음 보여주었고,
면접관들이 금새 다 무게를 풀고 내 철학과 열정이 담긴 작품을 호기심있게 지켜봤었고..
그 프로그램을 통해 공감을 이끌어 냈던.. 어떤 행복한 큰 발견을 했었는데..
나를 같은 목표를 향하는.. '동료' 라고 불러주었었는데..
그 동안 그렇게 길고 또 꿈 같은 일 년이 지난 것이다.
나에게 이게 다 꿈이라면 이렇게 뿌듯하고 열정, 한숨으로 채운 꿈은 없었을 듯.. 다시 이곳에 무서운 가능성 있는 사람들이 와서
저마다 자신의 코드로 사람들의 마음을 감동시킬텐데
난 참.. 기대도 되고.. 긴장이 되기도 한다..
그 때의 선배들도 이렇게 후배 맞을 대 청소를 하며
일 년 전에 여기서 나와 같은 생각을 했을까
나 처럼 일 년을 보냈으며
혹시, 면접시간부터 지금까지 열심히 걸어왔던 지난 시간을 돌아보진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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