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3_ 매콤한 컴퓨터세상

GPU란 무엇인가?

by 준환이형님_ 2011. 7. 13.

출처 : 김영우 / IT동아 기자(네이버캐스트 > 기획물 전체 < IT세상 < 용어로 보는 IT)
 


1990년대 초기까지만 해도 PC에 장착된 그래픽카드는 단순히 CPU(Central Processing Unit: 중앙처리장치)의 연산 결과를 그림이나 글자 신호로 변환하여 모니터로 화면을 출력하는 어댑터(Adapter: 변환기)와 같은 부품으로 인식되고 있었다. 하지만 1990년대 중반 이후부터 PC의 멀티미디어 콘텐츠, 특히 게임이 주목을 받으면서 그래픽카드의 역할도 점차 변하기 시작했다.

 

GPU는 그래픽카드의 핵심 칩으로, 열을 식히기 위한 방열판이나 냉각팬에 덮여있는 경우가 많다

 

 

게임에 입체감을 부여하고자 3D 그래픽이 본격적으로 도입되었고, 화면을 보다 현실적으로 만들기 위한 각종 광원 효과 및 질감 표현 기법이 점차 발전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작업들을 CPU 혼자서 처리하기에는 버겁기 때문에 이를 보조할 3D 그래픽 연산 전용의 프로세서, 즉 GPU(Graphics Processing Unit)가 개발되어 그래픽카드에 탑재되기 시작했다.

 

 

GPU, 그래픽카드의 개념을 바꾸다

GPU라는 용어는 엔비디아(NVIDIA)사에서 1999년에 ‘지포스(GeForce)’라는 이름의 새로운 그래픽 컨트롤러(Graphics Controller: 그래픽카드용 칩)을 내놓으며 처음 제창한 것이다. 지포스는 CPU의 도움 없이 자체적으로 폴리곤(Polygon: 3D 그래픽을 구성하는 도형)의 변형(Transform) 및 광원(Lighting)효과를 구사하는 기능, 이른바 ‘하드웨어(Hardware) T&L’을 갖추고 있었다. 이는 이전까지 사용했던 그래픽 컨트롤러와는 확연히 다른 개념이었기 때문에 이를 구분하고자 GPU라는 이름이 붙게 되었다. 그리고 지포스의 출시 후 1년이 지난 2000년, ATi(현재의 AMD)사에서 ‘라데온(Radeon)’이라는 GPU를 출시하게 되면서 양사의 경쟁이 본격화 된다.

 

엔비디아 ‘지포스’ GPU의 모습

AMD(ATi) ‘라데온’ GPU의 모습

 

 

GPU 기반 그래픽카드를 탑재한 PC는 3D 그래픽 성능이 크게 향상되기 때문에 게임을 한층 원활하게 구동할 수 있다. GPU의 개발로 인해 그래픽카드는 단순한 화면 출력 장치가 아닌 게임 성능 가속 장치로 성격이 변하게 된 것이다. 물론, 게임 외에도 컴퓨터 그래픽 디자인 부문에서도 GPU의 혜택을 입긴 했지만, 일부 전문가를 제외한 일반 대중에게 있어 GPU의 영향을 가장 극명하게 느낄 수 있는 작업은 바로 게임임을 부정할 수 없다.

 

GPU(지포스와 라데온)의 등장으로 인해, 하드웨어 T&L을 갖추지 못한 구형 그래픽 컨트롤러 기반의 그래픽카드는 급격하게 시장에서 사라지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것이 3DFX사의 부두(Voodoo) 시리즈, S3사의 새비지(Savage) 시리즈 등이었는데, 이들은 2000년을 전후하여 시장에서 거의 모습을 감췄다. 그리고 그래픽카드 시장은 GPU를 개발, 제조하는 엔비디아와 ATi 양사의 영향력 아래 놓이게 된다. 참고로 ATi는 2006년에 CPU 제조사인 AMD에 인수되었으며, 이에 따라 라데온은 AMD의 브랜드가 되었다.

 

 

복수의 GPU로 그래픽 성능을 높이는 멀티 GPU 모드

지포스와 라데온 GPU 시리즈는 2011년 현재까지도 성능이 향상된 후속 모델이 계속 나오고 있다. 신형 GPU일수록 보다 미세한 공정으로 제조되고 같은 칩 면적당 품고 있는 트랜지스터의 수가 늘어나므로 보다 빠르게 그래픽 처리를 할 수 있다. 그리고 몇몇 고급형 그래픽카드의 경우, 하나의 기판에 2개 이상의 GPU를 동시에 탑재하여 성능을 높이는 멀티(Multi) GPU 환경을 구현하기도 한다.

 

한 대의 PC에 2개 이상의 그래픽카드를 함께 꽂아 멀티 GPU 환경을 구현하는 경우도 있다. 엔비디아 지포스에서는 이를 ‘SLI(Scalable Link Interface)’, AMD 라데온에서는 이를 크로스파이어(CrossFire) 모드라고 부른다. SLI나 크로스파이어 모드를 구성하면 그래픽 성능이 향상되지만, 그래픽카드 구매 비용이 많이 드는데다가 상당수 PC 메인보드에서는 이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 경우도 있어서 일부 게임 마니아층을 제외하면 대중적으로 많이 쓰이지는 않는다.

 

한 대의 PC에 2개 이상의 그래픽카드를 꽂아 그래픽 성능을 높이기도 한다

 

 

GPU 같아도 그래픽카드 제조사는 다를 수 있어

지포스나 라데온 GPU는 엔비디아와 AMD에서 직접 개발해 공급하고 있지만, 그래픽카드 자체는 양사에서 판매하지 않는다. 양사에서 새로운 GPU를 개발하고 이에 어울리는 그래픽카드 설계 표준(기판, 비디오메모리, 전원부 등)을 제시하면, 아수스, 기가바이트, 사파이어, MSI 등의 다양한 제조사에서 그에 맞춰 그래픽카드를 생산해 판매하는 것이다. 그래픽카드의 제조사가 다르더라도 GPU가 같으면 기본적인 성능은 큰 차이가 없지만, 각 제조사의 독자적인 튜닝에 의해 부가기능이나 디자인이 달라지는 경우는 많다.

 

 

성능 보다는 경제성을 중시하는 내장형 GPU

GPU는 대개 그래픽카드의 핵심 부품으로 여겨지고 있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메인보드의 칩셋에 GPU 기능이 내장되기도 한다. 이렇게 하면 별도의 그래픽카드를 장착하지 않아도 화면의 출력이 가능하기 때문에 PC 구매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다만, 이런 내장형 GPU는 별도의 그래픽카드에 탑재되는 GPU에 비해 3D 그래픽 성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게임용 PC에는 적합하지 않아 주로 사무용 PC에 쓰인다. 인텔(Intel)사는 그래픽카드를 만들지 않지만, 메인보드 칩셋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2011년 현재, 전세계 PC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GPU는 엔비디아나 AMD가 아닌 인텔의 제품으로 집계되고 있다.

 

GPU 내장형 메인보드는 별도의 그래픽카드를 꽂지 않아도 화면 출력이 가능하다

 

 

CPU의 영역을 침범하고 있는 ‘GPGPU’

GPU의 주된 역할은 2D 및 3D 그래픽의 연산 및 생성이지만 현대의 GPU는 그 외에도 다양한 기능이 더해졌다. 대표적인 것이 동영상의 재생 품질 및 인코딩(변환) 속도를 향상시키는 엔비디아 퓨어비디오(PureVideo), AMD의 Avivo(Advance video in video out) 기술 등이다. 이러한 기능은 과거에는 CPU 고유의 영역이었으나 2005년을 전후하여 GPU의 부동소수점 연산(주로 멀티미디어 처리나 과학적 계산에 활용) 능력이 CPU를 능가하게 되면서 GPU의 능력을 그래픽 처리뿐 아니라 일반 작업에도 GPU를 활용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렇게 GPU의 자원을 이용해 그래픽 작업 이외의 범용 작업를 하는 것을 ‘GPGPU(General Purpose computing on Graphics Processing Units)’라고 하며, 동영상 인코딩 외에도 분자 구조 분석, 암호 해독, 기상 변화 예측 등의 분야에 주로 사용할 수 있다. 다만, 시중에 나와있는 대부분의 프로그램은 CPU 기반으로 구동하므로 GPGPU 기능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이를 지원하는 전용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GPGPU의 활용폭은 상당히 제한적이었다.

 

 

CPU + GPU = APU?

그래서 최근에는 CPU와 GPU를 완전히 하나의 칩으로 통합하고자 하는 시도도 선보이고 있다. 하나의 칩 안에서 CPU 부분과 GPU 부분이 동일한 버스(bus: 데이터를 전달하는 통로)를 사용함으로써 상호간 데이터 전달 효율을 높이며, 복잡한 프로그래밍의 과정 없이 CPU의 장점인 정수연산 능력과 GPU의 장점인 부동소수점 연산 능력을 동시에 발휘해 범용적 작업에 적용하기가 용이하다.

 

그리고 두 가지 부품을 하나로 합치면 생산 단가와 소비 전력도 낮출 수 있다는 장점도 있어 통합 프로세서의 이용은 점차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AMD에서는 이러한 새로운 통합 프로세서를 기존의 CPU나 GPU와 구분하기 위해 ‘APU(Accelerated Processing Unit: 가속처리장치)’라는 이름으로 부르고 있다.